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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writing/서평 review

현대 타이포그래피: 비판적 역사 에세이(Modern Typography — an essay in critical history) 2020년 7월 온라인 서점 신간 목록에 올라와 있는 것을 보고,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구입한 게 기억이 난다. 알고보니 예전에 나왔던 게 복간된 경우였다. 작업실유령의 책들은 항상 관심가는 주제를 다뤄서 구입하게 되지만, 읽기 쉬웠던 책들은 없었다. 이게 원전이 어렵기 때문인지 아니면 번역을 거치면서 텍스트가 복잡해진 것인지 알 수는 없다(어쨌거나 이렇게 번역서가 꾸준히 나오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 이 책은 여러 번 봐서 읽는 것도 오래걸렸고, 쓰는 것도 시간을 많이 들였다. 그 과정에서 많은 공부가 된 것 같다. 그래서 골치 아프지만 감사한 책이다. 로빈 킨로스 지음 | 최성민 옮김 | 작업실유령2020년 출간 | 국판 변형(135X216) | 양장제본2020년 9월 22일 작성이 책은 역사 에세이다..
타이포그래픽 디자인(Typographische Gestaltung) 얀 치홀트 지음 | 안진수 옮김 | 안그라픽스2014년 출간 | 크라운판 변형(163X243) | 양장제본2020년 7월 24일 작성얀 치홀트(Jan Tschihold)는 이 책, 《타이포그래픽 디자인(Typographische Gestaltung)》을 1935년에 썼다. 1935년이라는 시기가 새삼 중요하게 다가왔던 까닭은,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얀 치홀트의 입장 변화가 담긴 최초의 저서이기 때문이다. 그가 보다 젊었던 시절 내세웠던 것은 산 세리프가 중심이 되는 이른바 ‘새로운 타이포그래피’였다. 1920년대 독일의 진보적인 예술인들에게 바우하우스로 대표되는 현대성 내지 모더니티는 새로운 미감을 찾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한마디로 전례 없는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이 일종의 시대정신이었다..
마이크로 타이포그래피(Das Detail in der Typografie) 요스트 호훌리 지음 | 김형진 옮김 | 워크룸프레스2015년 출간 | 국판 변형(125X210) | 무선제본2020년 1월 13일 작성독자에게 활자와 그것을 둘러싼 요소들은 보이면서 보이지 않는 것이다. 활자는 글을 이루고, 글은 어떤 서사가 머릿속에 구현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창구에 가깝기 때문이다. 활자를 매개로 서사에 몰입하면, 아이러니하게도 독자는 활자를 보고 있음에도 활자가 보이지 않는 경험을 하게 된다. 요스트 호훌리는 그렇게 활자의 요소들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을 지향점으로 생각하는 이들 중 하나이다. 한마디로 가독성(readability)이 타이포그래피 문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것이다. 타이포그래피는 결국 활자를 다루는 기술이다. 그 중에서도 글자 하나가 다른 글자를 만나 글을 이루었을 ..
푸투라는 쓰지 마세요(Never Use Futura) 더글러스 토머스 지음 | 정은주 옮김 | 마티2018년 출간 | 신국판 변형(152X220) | 무선제본2020년 1월 5일 작성저자 더글러스 토머스(Douglas Thomas)는 디자이너이면서 역사학자인 독특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다. 서체를 주인공으로 하는 역사 이야기를 쓰기에 이보다 적절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마도 서체의 역사를 다뤘던 자신의 논문을 단행본으로 발전시킨 것이 이 책인 듯싶다. 1920년대 파울 레너(Paul Renner)가 고안한 푸투라는 기하학적인 정교함이 남다른 서체이다. 1920년대 독일은 바우하우스로 요약할 수 있듯, 모더니즘의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모더니즘의 특징으로서 들 수 있는 것은 일종의 간략화이다. 그런 의미에서 모더니즘은 급진적인 실용주의의 관점으로서도 이해될 ..
바우하우스 '바우하우스'를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에 책 구입을 고민한 기억이 난다. 바우하우스라는 이름을 이전에도 듣기는 참 많이 들었다. 문제는 사실상 아는 게 없었다는 점이다. 『바우하우스』 표지는 서점을 가면 언제나 눈에 들어왔는데, 더욱이 광화문 교보문고 예술 분야 매대는 순환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탓에 그 주변을 돌 때마다 보였던 듯싶다. 볼륨이 꽤나 두꺼워서 어차피 단숨에 못 읽을 거 사서 뭐하냐는 생각 때문에 구매를 적잖이 망설였지만, 당장 못 읽어도 사두면 보게 되있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며 집어들었다. 글을 쓸 일이 있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완독했다. 도판 자료가 많고 내지 디자인도 훌륭해서 그 내용이 좋은 것과 상관없이 소장가치가 있는 책이다.  김종균 외 17인 지음 | 안그라픽스2019년 ..
한글 디자이너 최정호 출판학교에 들어와 디자인 분야 도서에 관심이 생기면서 어렴풋이 알게 된 책이다. 최정호라는 인물이 머리에 각인된 시기와 이 책이 눈에 들어온 시기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듯싶다. 하지만 책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사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니다. 알고는 있으니 언젠가는 사겠지,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 한 선생님의 마지막 수업 선물로 이 책을 받았다. 구입하고자 했던 책을 선물로 받으니 무척이나 기뻤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받은 책을 거의 1년이 지난 시점에야 완독할 수 있었다. 더 빨리 읽지 못한 게 아쉽지만, 얼마가 지났든 완독을 해냈고 글까지 썼으니 도리를 다한 것만 같다.안상수・노은유 지음 | 안그라픽스2014년 출간 | 크라운판 변형(180X245) | 양장제본2020년..
형태의 탄생(かたち誕生) 출판학교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책의 존재를 알았다. 그때 따로 사지 않고 빌려서 완독하려고 생각했는데, 여러 가지 일에 치여 정신이 없던 탓에 그럴 수 없었다. 그러다 미련이 남아서 꽤나 비싼 값에도 불구하고 구입했다. 책이 엄청나게 재밌을 거란 기대보다는, 그 설명 방식이 인상적이어서 배워보고 싶었다. 출판학교 한 선생님께 내가 디자인한 리커버 표지의 피드백을 의뢰했을 때, 그 분이 말씀하신 내용이 여전히 기억이 난다. ‘이렇게 제목 레이아웃이 되어 있으면 이 부분이 막혀 있어, 이렇게 흐르는 기운이 사라진다’는 식의 내용이었다. 레이아웃과 ‘기운’이란 표현은 무척이나 낯선 결합처럼 느껴졌지만, 디자인의 동북아적인 설명 방식이란 생각이 들었다. 스기우라 고헤이의 텍스트를 결국에는 완독한 것도 그런 신..